뇌 보호하는 혈액-뇌 장벽 모사한 인공 칩 개발
뇌 보호하는 혈액-뇌 장벽 모사한 인공 칩 개발
  • 박성래 기자
  • 승인 2021.07.07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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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우, 반용선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교수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이미지 Ⓒgettyimagesbank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이미지 Ⓒgettyimagesbank

미세유체 칩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장기 칩(organ-on-a-chip)이 체외모델로서 주목받고 있다. 기존 2차원적 세포배양 방식으로는 실제 장기 특이적 미세환경과 구조 및 기능을 구현하기 어렵다.

반면 마이크로 채널을 통해 유체 흐름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장기 칩은 다양한 물리적 자극 및 3차원 세포외기질을 제공, 장기의 미세환경을 모사하여 실제와 유사한 생체반응을 유도할 수 있어 그동안 다양한 장기 칩이 제작되었으나, 혈액-뇌 장벽의 경우 구조 및 세포 성분의 복잡성과 선택적 투과막으로서 기능 구현의 어려움으로 인해 효과적인 혈액-뇌 장벽 칩 개발이 어려웠다.

 

뇌수막염을 유발하는 곰팡이인 크립토코쿠스 네오포만스는 혈액-뇌 장벽을 자유롭게 통과하여 뇌 조직에서 군집을 형성하고 뇌 신경세포를 파괴한다. 전 세계적으로 이 균으로 인한 뇌수막염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매년 18만 명의 환자가 목숨을 잃는다.

그러나 세포 및 실험동물 등 기존 모델로는 이 균이 뇌를 침투하는 과정을 관찰할 수 없어 균의 혈액-뇌 장벽 통과 기전 및 관련 인자를 규명하기 어려웠다.

또한, 이 곰팡이는 전신감염 이후 뇌에 선택적으로 침투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런 특성을 확인할 수 있는 분석모델이 전혀 없었다. 따라서 혈액-뇌 장벽을 자유롭게 투과하고 뇌 조직 내부로 침투하는 곰팡이 감염에 관한 심층적 연구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에 조승우 교수(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반용선 교수(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연구팀이 혈뇌장벽의 구조와 기능적 특징을 모사한 인공 혈뇌장벽 칩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수백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미세채널들로 구성한 칩에 뇌혈관과 뇌세포를 모사해 배양하고, 그 사이에 혈뇌장벽을 구현해냈다.

뇌혈관을 모사한 미세채널을 통해 배양액과 함께 주입된 다양한 물질이 혈뇌장벽을 모사한 선택적 투과막을 통과해 뇌세포를 모사한 챔버로 이동하는지 현미경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 혈액-뇌 장벽 칩 디자인 ■
혈액-뇌 장벽 칩은 균의 스크리닝에 적합하도록 눕히거나 세워서 배양할 수 있게 제작되었으며, 많은 수의 칩을 동시에 실험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제작된 칩의 도면 (왼쪽), 실제 사진 (가운데) 및 다수의 칩을 동시에 배양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 (오른쪽).
[그림 설명 및 그림 제공 : 연세대학교 조승우 교수]

핵심은 3차원 하이드로젤로 세포가 자랄 수 있는 미세환경을 모사, 배양액의 흐름을 제어하면서 신경줄기세포, 뇌혈관 내피세포, 뇌혈관 주피세포를 공배양함으로써 실제 뇌 발달 시 뇌혈관세포의 생장과 혈관신생 과정을 모사한 것이다. 분자량이 제각각인 여러 물질이 사이토카인을 처리했을 때만 바이오칩의 투과막을 통과하는 것을 통해 실제 혈뇌장벽처럼 선택적 투과막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검증했다.

나아가 바이오칩에 병원성 곰팡이를 주입했을 때 곰팡이가 마치 뇌세포를 찾아가는 것처럼 투과막으로 이동한 후 응집된 형태로 통과하는 현상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이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알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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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액-뇌 장벽 칩 구조 개념도 및 세포 구성 ■
(a) 혈액-뇌 장벽은 혈관세포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세포들이 존재하며 이들의 유기적 작용으로 기능한다. 따라서, 미세유체 칩에서 인간 신경 줄기세포 (neural stem cell)를 분화시켜 신경세포 (neuron)와 성상교세포 (astrocyte)를 유도하고 혈관 주피세포 (pericyte)와 뇌혈관 내피세포 (brain endothelial cell)과의 공배양을 통해 혈액-뇌 장벽을 구현하였다.
(b) 뇌혈관 내피세포에 근접한 신경 줄기세포는 혈액-뇌 장벽의 기능을 조절하는 성상교세포 (GFAP)로 분화가 증진되었다.
(c) 성상교세포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뇌혈관 내피세포 (CD31)는 칩 내부에서 튼튼한 혈관 구조를 형성하였다.
[그림 설명 및 그림 제공 : 연세대학교 조승우 교수]
■ 뇌수막염 유발 균 침투 모델링 ■
뇌수막염을 유발하는 크립토코쿠스 네오포만스(Cryptococcus neoformans) 곰팡이는 혈액-뇌 장벽을 통과하여 혈관 근처에 군집을 형성한다고 보고되었다. 인공 혈액-뇌 장벽 칩에 곰팡이를 주입하면 균이 뇌혈관 세포층을 통과해 실제 뇌에서 침투할 때와 유사하게 군집을 형성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 설명 및 그림 제공 : 연세대학교 조승우 교수]

곰팡이로 인한 뇌 감염은 알려져 있었지만 적절한 실험모델이 없어 이 곰팡이가 어떻게 뇌에 도달하는지 알지 못했다.

연구진이 찾아낸 유전자를 제거한 곰팡이는 혈뇌장벽 모사막을 통과하지 못하는 것을 통해 이 곰팡이의 신경친화성의 기전을 알아낼 수 있었다.

 

연구에서 뇌 감염성 크립토코쿠스 네오포만스 곰팡이의 신경 친화성, 혈관침투인자로 발굴된 인산화효소 및 전사인자들은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곰팡이성 뇌수막염 치료제를 위한 표적인자로써 난치성 뇌 감염증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구축된 혈액-뇌 장벽 칩은 뇌신경 질환 치료제 약물 스크리닝은 물론 뇌혈관을 투과하는 약물전달시스템 개발 연구에도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의생명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2021615일 자로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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