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념 초고강도 중엔트로피 합금 개발
신개념 초고강도 중엔트로피 합금 개발
  • 정이레 기자
  • 승인 2021.09.1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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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합 입자를 활용한 새로운 합금 설계 가능성 제시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이미지 Ⓒgettyimagesbank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이미지 Ⓒgettyimagesbank

극심한 하중을 견딜 만큼 단단하면서 잘 늘어나는 유연성을 지닌 금속의 실마리가 나왔다.

 

한 가지 종류의 원소가 바탕이 되는 전통적인 합금 설계 방식을 벗어나 여러 종류의 원소가 모두 주 원소로 작용하여 높은 혼합 엔트로피(mixing entropy)를 가지며, 이로 인해 단상 고용체(solid solution)를 형성하는 고엔트로피/중엔트로피 합금(high entropy alloy, HEA/medium entropy alloy, MEA)이 최근 학계에 보고되었다.

특히 면심 입방 구조(face centered cubic, FCC) 계열 중엔트로피 합금은 뛰어난 강도, 연성, 파괴인성, 극한 환경 물성 등 기존 상용합금에서 구현할 수 없었던 새로운 특성을 보이며 차세대 구조 재료로써 주목받아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중엔트로피 합금들은 면심 입방 구조 계열의 특성상 높은 연성과 파괴인성을 보이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항복강도를 가지는 한계점이 있다. 항복강도는 소재의 영구 변형에 대한 저항성을 나타내며 높은 항복강도는 구조 재료로 적용되기 위해서 요구되는 핵심적인 물성이다.

면심 입방 구조의 합금을 강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기지조직과 구조적으로 유사한 석출 입자 형성을 통해 정합 계면(coherent interface)을 가지는 석출 입자를 형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중엔트로피 합금에서 형성 가능한 석출 입자 중 기지조직과 결정 구조가 유사한 석출 입자는 극히 제한적이므로 구조적으로 이질적인 석출 입자를 통해 합금을 강화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손석수 교수(고려대학교), 최벽파 교수(KAIST) 공동 연구팀은 양립하기 어려운 강도와 연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초고강도-고연성 중엔트로피 합금의 실마리를 찾아냈다.

 

일반적으로 고강도 합금 합성에는 석출(precipitation)이 이용된다. 여러 금속을 녹여 고르게 섞은 후 식히면 금속 내부에 합금 원소들이 과포화된 상태로 존재하게 되며, 이 과포화 원소들에 열을 가하면 입자(precipitate)형태로 석출되면서 금속이 더 단단해지는 원리다.

입자가 작고 고르게 분포할수록 합금의 강도는 높아지며 금속과 입자 사이 경계면의 속성에 따라 입자의 크기와 분포가 결정된다고 알려져 있었다.

경계면이 불안정한 높은 에너지를 가지면 이를 해소하기 위해 입자가 빠르게 성장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기존에는 경계면에서 금속과 입자의 원자 배열을 연속적으로 연결한 정합 계면을 이용했다. 경계면의 에너지를 낮춤으로써 입자의 성장을 억제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이 경우 정합 계면을 가지는 석출입자를 형성시킬 원소가 매우 제한적이기에 합금에서 석출될 수 있는 다양한 입자를 활용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 본 연구에서 개발된 신개념 중엔트로피 합금의 설계 개념 및 기계적 물성 ■  그림. a 부정합 계면을 가지며 조대하게 형성된 석출 입자를 전단 밴드와 반정합 계면을 통해 작고 고르게 분포시킨 합금 설계 개념을 나타낸 모식도이다.   그림. b, c 본 연구에서 개발된 초고강도-고연성 중엔트로피 합금은 매우 높은 인장강도 1.6GPa를 가지는 동시에 27%의 준수한 연신율을 가진다. 이는 기존 보고된 세계 최고 수준의 기계적 물성을 가지는 고엔트로피 합금과 견줄 수 있는 수준이며, 반정합 석출 입자를 가지는 고엔트로피 합금으로서는 처음으로 도달한 기계적 성질이다 그림 및 그림설명 제공 : 고려대학교 손석수 교수
■ 본 연구에서 개발된 신개념 중엔트로피 합금의 설계 개념 및 기계적 물성 ■
그림. a 부정합 계면을 가지며 조대하게 형성된 석출 입자를 전단 밴드와 반정합 계면을 통해 작고 고르게 분포시킨 합금 설계 개념을 나타낸 모식도이다. 그림. b, c 본 연구에서 개발된 초고강도-고연성 중엔트로피 합금은 매우 높은 인장강도 1.6GPa를 가지는 동시에 27%의 준수한 연신율을 가진다. 이는 기존 보고된 세계 최고 수준의 기계적 물성을 가지는 고엔트로피 합금과 견줄 수 있는 수준이며, 반정합 석출 입자를 가지는 고엔트로피 합금으로서는 처음으로 도달한 기계적 성질이다. [그림 및 그림설명 제공 : 고려대학교 손석수 교수]

이에 연구팀은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반정합 계면 입자를 활용하여 초고강도 중엔트로피 합금을 설계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금속과 입자 사이의 원자 배열을 특정 주기로 연결한 반정합 계면을 활용, 경계면의 에너지를 낮추고 입자의 성장 속도를 지연시킨 것이다.

금속에 힘을 가했을 때 특정 방향을 따라 영구변형이 집중되는 부위를 이용해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석출입자 형성시켰으며, 합금 전체에 걸쳐 변형 집중 부위가 균일하게 형성되도록 해 석출 입자를 고르게 분포되도록 할 수 있었다.

 

■ 마이크로부터 원자 단위까지 멀티스케일 분석을 통한 반정합 석출 입자의 형성 기전 분석 ■         주사전자현미경(scanning electro microscope, SEM)의 EBSD(electron backscatter diffraction), ECCI(electron channeling contrast imaging) 기법을 사용한 마이크로스케일 분석부터 고도 정밀 투과전자현미경(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e, TEM), 원자 탐촉자 단측 촬영 기술(atom probe tomography, APT)을 사용한 원자 단위 분석까지 멀티스케일 분석을 진행하여 전단 밴드를 따라 형성된 반정합 석출 입자의 형성 기전을 밝혀내었다. 그림 및 그림설명 제공 : 고려대학교 손석수 교수
■ 마이크로부터 원자 단위까지 멀티스케일 분석을 통한 반정합 석출 입자의 형성 기전 분석 ■
주사전자현미경(scanning electro microscope, SEM)의 EBSD(electron backscatter diffraction), ECCI(electron channeling contrast imaging) 기법을 사용한 마이크로스케일 분석부터 고도 정밀 투과전자현미경(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e, TEM), 원자 탐촉자 단측 촬영 기술(atom probe tomography, APT)을 사용한 원자 단위 분석까지 멀티스케일 분석을 진행하여 전단 밴드를 따라 형성된 반정합 석출 입자의 형성 기전을 밝혀내었다. [그림 및 그림설명 제공 : 고려대학교 손석수 교수]

그 결과 초고강도 강판에 버금가는 인장강도(1.6 GPa)를 가짐과 동시에 모양이 변해도 쉽게 부서지지 않는 높은 연성(27%)을 갖는 중엔트로피 합금을 얻을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새롭게 개발된 초고강도-고연성 합금은 우주, 항공, 발전, 해양 분야 등의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요구되는 극한의 환경에서 극심한 하중을 견뎌야 하는 구조 소재 부품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상온에서의 기계적 물성을 확인한 데 이어 고온이나 극저온 환경에서의 기계적 물성에 대해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을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84일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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